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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타임> 리뷰 (삶을 돌아보는 영화)

by 하엘 2025.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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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타임(About Time)’은 로맨스와 판타지가 결합된 영화지만, 단순한 장르 영화로 치부되기엔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너무도 따뜻하고 깊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한 남자가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여정을 통해, 관객에게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합니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영국 특유의 잔잔한 정서가 어우러져, 이 영화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인생을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어바웃타임 영화 포스터

어바웃타임 줄거리와 삶의 전환점

‘어바웃타임’은 주인공 팀이 21번째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비밀을 듣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가문의 남성들은 모두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능력을 활용해 연애에서 성공하고 싶어 했던 팀은, 우연히 미국인 여성 메리와 만나며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연애 성공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팀은 사랑, 결혼, 출산, 가족과의 이별 등 다양한 인생의 국면에서 시간 여행 능력을 통해 과거를 되돌려 이상적인 결과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깨닫게 됩니다. 완벽한 삶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 아이의 탄생 후 다시는 시간여행을 할 수 없는 현실 등은, 그가 점차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판타지적 상상력에 기대지 않고, 오히려 그 설정을 통해 삶의 본질에 더 깊이 다가갑니다. 팀이 하루를 두 번 살아보며 느끼는 변화, 처음에는 바쁘고 지루했던 하루가 두 번째에는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로 가득 차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은, 관객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영국의 배경과 문화가 주는 감성적 깊이

어바웃타임의 배경은 영국 런던과 콘월입니다. 영화 속 팀의 고향 집은 잔디밭이 펼쳐지고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는 콘월의 시골 저택으로, 단순한 촬영지가 아니라 인물 간의 감정을 연결해 주는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특히 아버지와의 따뜻한 대화, 바닷가를 산책하는 장면 등은 그 장소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추억과 감정의 저장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영국 특유의 감성은 영화 전반에 깊게 배어 있습니다. 흐린 날씨, 차분한 톤, 절제된 감정 표현 등이 팀과 가족의 관계, 그리고 팀과 메리의 사랑에 자연스러움을 부여합니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브리티시 감성으로 유명한데, 어바웃타임에서도 그 장점이 극대화되어 있습니다. 문화적으로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 간의 유대, 삶에 대한 겸손한 자세, 유머를 통해 문제를 넘기는 영국식 대화 방식 등은 영화에 자연스러운 깊이를 더합니다. 또한 티타임, 잔잔한 음악, 클래식 인테리어는 현실적인 분위기를 배경으로 삼아 판타지 설정을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듭니다.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팀이 사는 세계가 마치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시간여행 설정을 통한 인생철학의 전개

이 영화의 시간 여행은 단지 흥미로운 도구에 그치지 않습니다. 감독은 이 설정을 통해 관객에게 강력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고치고 싶은가?”, “만약 삶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하겠는가?” 팀은 처음엔 작은 후회를 고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립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하기 때문에 더 의미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대목은 아버지와 마지막 하루를 함께 보내는 장면입니다. 팀은 아버지의 죽음을 몇 번이고 되돌리며 그 시간을 연장하려 하지만, 결국에는 “이별도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팀이 시간 여행을 멈추게 된 계기가 됩니다. 그에게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루하루를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기로 마음먹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판타지의 끝에 도달한 팀은, 가장 현실적인 삶의 방식을 택합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와 일맥상통합니다. 영화는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관객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묻습니다.

결론

어바웃타임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삶의 본질을 다룬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이 영화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귀중한지, 그리고 사랑과 가족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 영화는 인생 영화로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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